바다낚시/낚시이야기

추억을 더듬으며...(자작찌. 이브찌)

풍경처럼 2016. 11. 20. 22:26

지난번 출조때 시즌 첫감성돔출조를 준비하며 골동품을 뒤지다 열심히 섬낚시를(25년 전) 즐길때 만들어 사용하던 찌를 찾았다
지금생각하면 허접해도 잘만 빨았구나~~ 하는 생각이다^^
세삼 옛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낚시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하나있다

 

역만도에서 주의보가 떨어진 상태에서 6시간 표류한 기억..
하늘을 덮은 거친파도는 갑판을 물바다로 만들었고 끝으로 치닫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선실은 무거운 침묵만이 흐를뿐이였다
아마 이배에 탔던 탑승객이 낚시춘추에 이일을 조행기로 올린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주의보가 떨어져 한시간 일찍(11시) 배에 탔는데 8명을 태우고 파도가 높아서 갯바위에 배를 붙이지 못하여 남은 낚시꾼들을 섬 반대쪽으로 넘어 오라고 하고 섬뒤쪽에서 낚시꾼들을 기다리며 엔진을 끄고 나서부터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서서히 커지는 파도에 의해서 닻은 터져버리고 배가 떠내려가기 시작했다
40명 정도 태우는 배였지만 무전기도 고장나서 연락할 수도 없었고 마냥 떠내려가기만 했다
말이 길어지네~ 더 리얼하게 표현해야 하나...^^
엔진룸을 열어 수리 할려고 한시간 정도 손보다가 결국 포기하고 손죽도 본섬에 있는 큰배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다 그후로 정적이 흘렀다 큰 파도가 배를 삼킬 듯이 배를 때려 갑판은 물바다로 변했고 선실에 누워 이모습을 보는 낚시꾼들은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큰파도 한방 잘못맞으면 끝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였다 
"주마등같이 스쳐간다"라는 표현을 많이 들었지만 정작 내가 이것을 느낀 것은 처음이였다
마치 죽음 앞에 선듯 나도 모르게 파노라마처럼 아름다운 기억들이 필름돌아가 듯이 아름답게 펼쳐졌다 그리곤 나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감추어두었던 아쉬움과 후회스런 일들을 곱씹고 회한에 잠기기도 했다
그렇게 그렇게 떠내려가다 오후 6시 반쯤에 다른배가 찾아와서 줄을 연결해서 손죽도 본섬으로 갈수있었다 손죽도에 도착한 시간이 8시반경이였다
우리배를 찾다보니 본섬에 아마 120명 정도가 육지로 못나가고 묶여있었다 본섬에서도 진풍경이 이어졌지만 이만 줄이고싶다...^^

아~~
이 사건이 있고 그 다음주도 역마이갔을껄~~~ㅎㅎㅎ

 

지금도 가끔 나도 모르게 이일이 머리속에 떠오를 때가있다
그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그 아름다운 모습은 지금까지도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기억하고있다...^^

 

 

 

이찌는 이브찌라는 이름으로  막장대에 사용하는 0.5호 찌였는데 
밑에 구멍을 뚫고 0.5호 봉돌을 넣어서 G3나 B로 개조하여 고리찌로 만들어 사용한 찌
감성돔찌로는 최고였다 가격도 저렴하고 잊어버려도 걱정없고^^

 

 

 자작찌

 

그때만 해도(지금도 그렇지만^^) 구멍찌가 비싸서 조잡하지만 구멍찌도 만들어 사용하기도 했었다
국산 오동나무는 작아서 두개를 본드로 붙여서 찌를 만들었고 원줄이 통과하는 곳에는 2미리 호스를 박고

아래에 황동을 박아서 부력을 조정하여 마무리 하였다
가장 많이 사용하던 B~3B를 만들어 사용했었다
다음에 감시치러갈때 오랜만에 사용해 볼까한다...^
^

 

'바다낚시 > 낚시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다른 기록  (0) 2016.12.10
오늘은 개털이네~~  (0) 2016.12.03
고기어데갔노?  (0) 2016.11.12
가을이 깊어가고있지만....  (0) 2016.11.05
끝없는 탐구  (0) 2016.10.23